[아이티투데이 박근모 기자] 그동안 국내 인터넷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가 웹브라우저 시장에 진출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 했다. 웹브라우저 '웨일'은 네이버가 지난 5년간 개발한것으로 MS익스플로러, 구글 크롬 등이 장악한 브라우저 시장에서 본격 경쟁하기 위한 첫번째 제품이다.

네이버의 5년 성과인 웹브라우저 '웨일'을 통해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S 익스플로러와 구글 크롬, 파이어폭스 등과 경쟁이 가능할지 살펴본다.

먼저, 웹브라우저 웨일은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웹엔진 '슬링'과 구글 크롬 브라우저의 웹엔진 '크로미엄'을 탑재한 멀티 엔진 기반 브라우저다.

▲ 네이버 웹브라우저 웨일 메인 화면. 좌측 하단을 보면 배경화면, 위젯, 바로가기 설정 등 다양한 커스텀마이징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월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인 '데뷰 2016'에서 베일에 숨어있던 네이버 웹브라우저을 처음 소개한 이후 베타 테스트를 1일부터 시작했다.

네이버가 웹킷, 크로미엄, 게코 등 기존 웹엔진을 뒤로하고 독자적 웹 엔진 개발에 집중한지 5년만에 공식 발표한 '슬링' 웹엔진은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물론 검증된 웹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독자적 엔진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현재 PC 웹 브라우저 시장은 구글, MS, 애플, 모질라 등 다국적 IT 기업들이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분야다.

▲ 2016년 상반기 국내 웹브라우저 점유율.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 결과(파란색)와 스타카운터 조사 결과(녹색). 조사 방식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 결과라고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밝혔다. MS IE, 크롬, 파이어폭스, 스윙 순서로 점유율을 차지했다.(자료=한국인터넷진흥원)

2016년 상반기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스타카운터의 국내 웹브라우저 이용 통계에 따르면, 국내는 MS 인터넷익스플로러 사용량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그 뒤로 크롬, 파이어폭스, 스윙, 엣지 순으로 나타났다.

스윙은 이스트소프트에서 만든 크로미엄 웹 엔진 기반의 커스텀된 웹브라우저다.

네이버 웹브라우저 '웨일' 개발에 참여한 네이버랩스 김효 연구원은 '데뷰2016'에서 "웹브라우저 웨일은 2개의 웹엔진을 탑재한 멀티엔진 브라우저로, 네이버가 5년간 개발한 '슬링' 웹엔진과 더불어 이미 검증이 끝난 구글 '크로미엄' 웹엔진을 탑재했다"고 전했다.

웨일은 크롬이나 엣지 등 최신 웹브라우저 설치 방식과 동일한 2.1메가바이트의 초기 실행 파일을 제공하고 이를 실행하면 인터넷상에서 필요 파일을 다운로드 하면서 설치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웨일의 환경 설정 창. 메모리세이버 기능, 절전 기능 등 태블릿과 노트북을 위한 기능도 돋보였다. 또한 공식 버전 이후 추가될 확장프로그램 옵션과 네이버 클라우드 연동 메뉴도 존재한다.

설치후 네이버 로그인을 하게 되면 기존 네이버 정보를 통해 이메일과 캘린더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도 연동 가능하다.

네이버가 만든 브라우저답게 네이버 클라우드 연계가 가능하고, 사용중인 익스플로러나 크롬의 즐겨찾기를 바로 불러와서 사용할 수 있다.

크롬이나 익스플로러 같은 경우는 마우스 제스쳐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이나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웨일은 마우스 제스쳐 기능을 자체적으로 포함하고 있어서 사용자 편의성에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웨일에는 기존 웹브라우저에는 없는 기능도 여러가지가 포함됐다.

▲ 웨일 브라우저 우측에 위치한 사이드바. 위젯(계산기, 달력, 뮤직플레이, 밸리(모아보기 기능), 퀵서치, 모바일 페이지 바로가기 생성 등 다양한 기능이 준비됐다.

스마트폰의 사이드바 알림창과 같은 브라우저에 사이드바를 활성화 시켜서 퀵서치, 위젯, 밸리(모아보기 기능), 사이드바 뮤직플레이어, 모바일 웹페이지 추가도 가능하다.

▲ 웨일에 내장된 네이버랩스의 AI 인공신경망 번역기 '파파고'. 기존 네이버 번역기에 비해서 번역 품질이 향상됐다. 원클릭으로 손쉽게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수 있다.

웨일에는 이밖에도 다양한 사용자 편의 기술이 접목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AI 인공신경망 기반 번역 솔루션인 '파파고'를 자체 내장한 점은 돋보였다.

또한 웨일에서 브라우징 하다 특정 단어를 드래그 하면 퀵서치 기능이 실행되며 이에대한 검색 결과를 팝업으로 제공하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을 AI 파파고를 통해 한국어로 손쉽게 번역할 수 있다. 번역 수준에 있어서도 최근 발표된 AI 인공신경망 기반 구글 번역과 비슷할 정도로 쓸만해졌다.

물론 이 모든것이 추가된 웨일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체 기능뿐만 아니라 크롬이나 엣지와 같은 확장프로그램을 추가할 수 있는 옵션은 있으나 아직 등록된 확장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우스제스처 기능은 쓸만했지만, 원하는 마우스제스처를 등록하거나 수정할 수 없다.

▲ 웨일이 자랑한 옴니테스킹 기능. 브라우저 화면을 '스페이스' 버튼으로 분할하여 사용 가능하다. 아직 베타버전인 탓에 분할 비율과 오류 등이 존재한다. 차후에 개선된다면 브라우저 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네이버가 자신있게 내세운 옴니태스킹은 화면을 분할해서 볼 수 있는 기능인데,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았지만 화면 분할 비율이나 구성이 상당히 불편했다.

하지만 웨일이 아직 베타테스트 버전임을 감안하면 사용자 경험(UX)측면이나 소소한 오류 정도는 무시해도 좋을만큼 전체적인 완성도는 높아보인다. 당장 사용해도 최소한 MS 엣지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네이버가 5년간 개발했다는 웹엔진 성능은 어떨까?

테스트를 진행한 브라우저는 MS 익스플로러11, MS 엣지, 이스트소프트 스윙, 구글 크롬, 네이버 웨일을 준비했다.

먼저 HTML5 표준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테스트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 웹페이지의 기준이 될 HTML5 표준화를 얼마나 지키는지 점수로 확인할 수 있다.

▲ HTML5 표준화 테스트. 점수가 높을수록 HTML5 표준화를 잘 지원한다는 뜻이다.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ie11, 엣지, 크롬, 웨일, 스윙 순서로 진행됐다. MS ie11을 제외한 나머지 브라우저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결과는 익스플로러11 버전이 가장 낮았고, 예상외로 스윙이 가장 높았다. 눈에 띄는 점은 크롬 최신 버전보다 '크로미엄' 웹엔진을 커스텀 마이징한 스윙과 웨일이 좀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 HTML5 그래픽 성능 테스트.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ie11, 엣지, 크롬, 웨일, 스윙 순서로 진행됐다. 같은 구글 '크로미엄' 웹엔진을 쓰는 크롬과 웨일이 비슷한 성능으로 나타났다.

HTML5 그래픽 테스트 결과는 크롬과 웨일이 같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최하위에 머물렀는데, 아마 웨일이 크롬과 같은 '크로미엄' 웹엔진을 사용한 탓으로 보인다.

▲ Octane 자바스크립트 성능 테스트. 실제 웹페이지 로딩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한 테스트로, 점수가 높을수록 웹페이지 로딩 등이 빠르다.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ie11, 엣지, 크롬, 웨일, 스윙 순서로 진행됐다. 나온지가 가장 오래된 MS ie11 버전이 점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웹페이지 로딩에 많은 영향을 주는 자바스크립트 성능 테스트 결과로는 MS 익스플로러11 버전을 제외한 나머지 브라우저는 기본 이상의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UI/UX 측면에서는 기존 브라우저들에 비해서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 편의성으로 네이버가 웨일 개발에 얼마나 집중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아직 베타 테스트 중이고 네이버측에서 밝힌바에 따르면 한두달 내에 공개 버전을 내놓을 예정인 이상. 성능 부분에 있어서도 얼마나 개선을 이뤄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네이버가 지난 5년간 개발했다는 '슬링' 웹엔진을 사용 중인지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김효 네이버랩스 연구원은 "웨일 브라우저는 안정성과 보편성을 높이기 위해 5년간 개발한 '슬링' 웹엔진은 보조도 돌리고, 크롬의 '크로미엄' 웹엔진을 메인으로 구성했다"고 밝혔지만, 국내 웹 관련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네이버의 웹엔진을 느끼고 싶었던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쉬울수 있다.

네이버 측이 향후 웹브라우저 웨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이상, 공식 버전이 나올 내년에는 지금보다 훨씬 완성도를 높인 제품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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