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과 케이블TV의 동등결합에 이통3사와 유료방송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이 불발된 상황에서 케이블TV업계는 그동안 미래부 등 정부에게 케이블TV의 상생방안에 대한 대안을 요구해왔다.

케이블 업계가 작년부터 요구해오던 동등할인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부가 유료방송발전방안 계획을 발표하자 오히려 동등결합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2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7일 유료방송발전방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린다. 이날 여러 방안이 논의되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과 케이블TV의 동등결합이다.

그동안 이통3사의 모바일, IPTV, 초고속 인터넷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결합상품할인과 IPTV(유료방송) 공짜 마케팅으로 케이블TV 업계가 피해를 본 것이 사실이다.

케이블TV 업계는 원칙적으로 이통사의 결합상품에 반대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결합상품으로 할인 혜택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상품이 없어지기는 사실상 힘들다.

이에 따라 케이블TV는 자신들의 상품인 초고속 인터넷과 유료방송 등을 SK텔레콤의 모바일과 묶어 판매될 수 있도록 요청한 것이다.

 

■ 무선시장 지배적 사업자 SK텔레콤, 인가 의무 있어 동등결합 해야

SK텔레콤은 약 5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인가 의무 사업자이기 때문에 이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통위 정복덕 이용자정책국 총괄은 “방통위의 지난 4월 고시 개정을 통해 동등 결합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적으로 SK텔레콤이 동등 결합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가 자회사이고, SK브로드밴드 IPTV나 초고속 인터넷과의 결합상품판매를 선호하기 때문에 케이블TV와의 협상이 반가울리 없다.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의견차이가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인가 의무 사업자가 아니지만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SK텔레콤과 케이블TV의 결합상품이 나올 경우 가입자 지키기를 위해 케이블TV와의 결합상품을 추진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결합상품 논쟁의 핵심은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상품 재판매/위탁판매 

결합상품 협상 과정에서 가장 논쟁거리는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상품 재판매/위탁판매다. 케이블TV와의 결합상품이 나와도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의 결합상품을 더 팔려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은 최대 유통망을 가지고 있기에 SK텔레콤 대리점에서 SK브로드밴드 상품 재판매/위탁판매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KT와 LG유플러스의 입장이다. 케이블TV가 그동안 동등결합을 요청하지 않은 것도 이것을 막지 못할 경우 실효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전산 개발 등을 이유로 협상을 최대한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LG유플러스가 SK브로드밴드 재판매/위탁판매 문제를 지적하자 협상을 시작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판매장려금(리베이트) 문제도 걸려있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대리점에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결합상품을 판매할 경우 최대 50만원 이상의 리베이트를 지급한다.

현실적으로 SK텔레콤이 케이블TV와의 결합상품에 이만큼의 리베이트를 지급할 가능성이 높진 않다. 차별적으로 리베이트가 지원된다면 대리점은 케이블TV와의 결합상품 대신 SK브로드밴드와의 결합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게 된다.

정리하면, SK텔레콤과 케이블TV와의 협상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사실상 최종 결정의 칼은 미래부가 쥐게 된다. 미래부가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를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지윤 미래부 뉴미디어과 과장은 “유료방송발전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2회 개최할 예정”이라며 “여러 의견을 듣고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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