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이 시점,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은 ‘삼성의 빈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로 혈안이 됐다. ‘하이엔드급’으로 분류되는 삼성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혈투가 한창이다. 중국 언론 베이징천바오(北京晨报)는 “중국산 휴대폰의 10월 대전, 누가 하이엔드 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잡을까”란 제하의 기사로 연말 치열해진 스마트폰 시장 경쟁구도를 전했다.

베이징천바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의 ‘양강 구도’가 무너졌다”며 “최소 올해 마지막 분기는 아이폰7에 맞설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이 부재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의 빈 자리를 향해 중국 휴대폰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며 “삼성의 암울한 10월은 중국산 휴대폰 기업이 하이엔드 시장으로 집중 돌격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묘사했다.

■ 10월 하이엔드 스마트폰 신제품 ‘밀물’

최근 화웨이는 정식으로 노바(nova) 시리즈를 발표했으며 가격은 2099위안부터 시작한다. 이 휴대폰은 젊은층을 주 타깃으로 삼아 중국의 신세대 아이돌 스타를 모델로 내세웠다. 화웨이의 허강(何刚) 총재에 따르면 노바 개발의 배후에는 구글 넥서스 6P 휴대폰을 만들었던 팀이 있다. 허강은 노바의 글로벌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바의 등장에 따라 화웨이 휴대폰 시리즈는 비즈니스 플래그십 메이트(Mate) 시리즈, 트렌디 플래그십 P 시리즈, 그리고 젊은 세대를 위한 노바 시리즈로 나뉘게 됐다. 베이징천바오는 “특히 화웨이 휴대폰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강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알려진 바에 의하면 화웨이는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한 메이트9 제품을 이르면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TCL통신의 두 가지 비즈니스 휴대폰 TCL950과 TCL580도 베이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판매가는 각각 3299위안과 1399위안이다. 전자가 준고급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며, 후자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삼았다. TCL통신의 CEO 이자 중국 지역 총재 양저(杨柘)는 “TCL통신은 이 가성비 '레드오션'속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좋은 제품은 사람의 마음을 잡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360은 1000위안대 시장 몰이를 각오했다. 899위안짜리 360N4A를 내놓고 장시간 배터리와 고속 충전 기능을 내세웠다. 이 제품은 360이 올해 3월 제품 라인을 발표한 이후 내놓은 8번째 휴대폰이다.

비보는 NBA를 통한 ‘스포츠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1년간 침묵을 지켰던 소니는 최근 엑스페리아 XZ 플래그십을 필두로 중국 시장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베이징천바오는 “4999위안의 정가는 직접적으로 갤럭시노트7의 빈자리를 노린 것”이라고 묘사했다.

이번 주는 그야말로 중국산 휴대폰 업계에 뜨거운 한 주다. 월요일에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 누비야(nubia, 중국명 努比亚)가 새로운 플래그십 제품을 내놨으며 화요일에는 롱야오(荣耀)와 스마티산(smartisan 중국명 锤子)이 시간차를 두고 경쟁 제품 대결을 펼친다. 럭셔리 휴대폰 브랜드 8848 역시 신제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어 수요일은 오포가 주인공으로 나선다.

▲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해 글로벌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아이폰' 양강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 틈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노리고 있고, 화웨이가 제1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 배터리 안전이 핵심 요소로 부상...“화웨이가 중국 내 제1 수혜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폭발이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중국의 각 신제품 발표회에서도 ‘배터리 안전’ 문제가 화두로 등장했다. 베이징천바오는 “신제품 발표회에서 연사가 서두부터 중점적으로 설명하는 사안이 됐으며 더 많은 제조사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켰다”고 언급했다.

360의 휴대폰 총재 주팡하오(祝芳浩) 역시 마찬가지 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성 갤럭시 노트7 폭발 이후 360 휴대폰 부문 내부에서는 즉시 ‘품질 교육’이 실시됐으며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주팡하오 총재는 “빠르게 제품을 만들어내는 어떤 회사의 IT 제품이나 브랜드도 품질을 우선으로 삼아야 하며 품질없이는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으며 거론할 가치 역시 없다”고 강조했다.

갤럭시노트7 폭발이 360 내부를 보다 자세히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아무리 잘 쌓아진 ‘브랜드 성벽’도 안전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무너진다며 관련 대응을 강조하고 나섰다.

주 총재는 “360 휴대폰은 배터리 인증에 관해 보다 엄격한 프로세스를 거쳤으며 배터리 설계, 협력업체 변경 등을 위해 연합 위원회의 전면적인 분석과 인증을 거친 이후 협력업체를 선정한다”고 어필하기도 했다. 또 품질을 가장 전면에 두고 양보하지 않겠다며 ‘품질 제일주의’를 내세웠다. “대용량과 고속충전은 최근 배터리의 장시간 사용을 위한 가장 좋은 솔루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TCL통신의 양저 총재는 새로 나온 휴대폰들을 방금 잡힌 '해산물'에 비교하면서, 만약 급하게 팔려고 하면 경쟁사 제품이 나올 경우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양 총재는 “좋은 신호일 수 있으며, 모두 '해산물 원칙'을 끊임없이 추종하면서 끊임없이 시장에 빠르게 신제품으로 뛰어들면서 수익을 추구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누군가 좌초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이 삼성의 빈 자리를 두고 가장 기대하는 중국 기업은 단연 화웨이다. 베이징천바오는 “삼성 사태의 가장 눈에 띄는 수혜자는 애플이며, 최소 몇 달간 삼성은 4000개 이상이 넘는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폰7에 대적할 제품이 없다”면서도 “이와 동시에 이러한 상황은 중국 휴대폰 업체에 ‘훈풍’을 가져왔으며 특히 화웨이에 기회”라고 언급했다.

각 시장조사 및 연구기관에서도 삼성전자를 포기한 소비자들의 첫 번째 선택이 화웨이 제품이 될 것이라는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14일 화웨이는 올해 1억대 째 제품을 정식으로 출고했으며 지난해 보다 두달여 빨라진 것”이라며 좌초한 삼성전자와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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