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4국을 승리로 끝내고 남은 5국에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13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슨즈 호텔에서 진행된 4국 기자 브리핑에서 이세돌 9단은 “사실 7집 반을 덤으로 주는 백돌로 이기는 것보다 흑돌로 이기는 것이 더욱 승리의 가치가 있다”며 “남은 5국에서 흑돌로 알파고를 이기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이세돌 9단은 기자 회견장에 들어서며 많은 기자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에 이세돌 9단은 “한판을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만약 3:0으로 이기고 있다 한판을 졌다면 매우 슬펐겠지만 알파고에게 3연패를 당하고 1승을 하니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많은 분들의 성원과 응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4국을 승리로 끝내고 남은 5국에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진=유튜브 캡쳐)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4국은 이세돌 9단의 매우 멋진 승리였고 축하한다”며 “이세돌 9단이 얼마나 대단한 기사인지 증명했다. 대국 초반 알파고가 분명 우세였으나 경기 중반 부 이세돌 9단의 묘수가 나오며 알파고를 실수하게 만들었다. 오늘 대국으로 알파고의 약점은 분명히 드러났고 이를 개선시킬 것이다. 남은 대국도 매우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알파고 팀 프로젝트 리더인 데이비드 박사도 “알파고를 개발하면서 헛점이 있어도 개발팀이 바둑기사가 아니기에 판단할 수 없었다”며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은 알파고의 시스템 개선에 분명히 도움을 줄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진보에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장 영어 해설을 맡은 마이클 레드먼드 9단은 “초반에는 알파고의 승기가 점쳐졌으나 이세돌 9단이 78번째 수에 묘수를 두며 상황이 달라졌다. 이세돌 9단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4국을 분석했다.

현장 한국어 해설을 맡은 송태훈 9단은 “이세돌 9단의 부담감이 매우 심했을 텐데 점점 알파고의 생각을 읽어나가는 것 같다”며 “오늘 알파고의 미세한 약점이 분명 드러났고 5국에서는 더욱 재미있는 승부가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대국을 평했다.

다음은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이다.

Q. 많은 바둑 전문가들이 알파고의 실수를 묘수라고 표현하던데 만약 이것을 사람의 생명이 달린 의학에 접목시키면 의사가 보기에는 오진일 수도 있는데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까?

데미스 하사비스: 알파고는 아직 초기 버전으로 완벽하지 않다. 단점을 개선시키기 위해 이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알파고가 의학부분에 적용이 된다면 게임과는 달리 더 엄격한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Q. 오늘 대국에 나온 알파고는 싱글버전인가? 분산형 버전인가?

데미스 하사비스: 이번 대국에 나온 알파고는 버전 18로 모두 동일한 버전이다. 싱글형 단일 버전도 있는데 클라우드 분산형 버전보다는 약하다.

Q. 알파고 불계패했을 때 스크린에 표시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알파고는 상대 레벨에 상관없이 비슷한 수준에 맞춰서 경기를 두는 것인지?

데미스 하사비스: 우선 알파고가 경우의 수를 확률로 계산해 패배한다고 생각하면 스크린에 'resign', 불계패하라는 메시지를 띄우고 이를 알파고의 대리 기사인 아자황이 실제로 돌을 거두게 된다. 알파고 같은 경우는 상대가 누구든 상대방이 항상 최고의 수를 둘 것 이라는 가정하에 계산해 대국에 임한다.

Q. 오늘 승리는 의도대로 풀린 경기였는지? 알파고의 실수로 얻은 승리였는지?

이세돌 9단: 알파고가 오늘 대국에서 노출시킨 약점은 백돌보다는 흑돌로 두는 것을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또한 자기가 생각하지 못했던 수가 나왔을 때 버그가 발생하거나 대처능력이 떨어 지는 것 같다.

Q. 남은 5국전망은 어떻게 보나? 3연패를 당하며 이번 대국을 중단하고 싶었지 않나?

이세돌 9단: 오늘 승리로 충격이 많이 사라졌다. 3연패를 당하며 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대국 자체를 중산 시킬 정도의 내상은 아니었다.

Q. 구리9단이 오늘 대국을 지켜보며 이세돌 9단의 78번째 수를 ‘신의 한 수’라고 표현했는데 그 수를 두며 어떤 생각을 했나?

이세돌 9단: 이 수로 대국이 쉽게 풀릴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렇게 대단한 수는 아니었고 단지 그 상황에 그 수를 둘 수 밖에 없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